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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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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취향 2009. 5. 17. 11:14

#1

어제는 어머니 놀이방의 놀토!

병원에서 혈압약도 타오고 옆지기 끝나는 시간과 맞추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요새 바빠지신 어머니로 인해 근처에 사시는 시 이모님과 자리를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형제분이시면서도 전화가 없으면 없다고 서운해 하신다.

언니니까 먼저 하시면 될 텐데...

오늘 나가는 김에 점심이나 같이 할까요~ 하고 어머니께 여쭈고 점심이나 사 드릴려고 모시러 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예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셨는데 말수가 없으시다.

그렇지 않았는데~갸우뚱~

항상 나를 다독거리고 안스러워하셔서 늘 의지를 하고 있었던 시 이모님이셨는데...

 

"송학" 이라는 쌀밥집에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서

두 분은 대화가 없으시고 옆지기 역시 보릿자루이니 자연히 내가 재롱을 피울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를 하면서 시 이모님을 살펴보니 허공을 응시하면서

아무 생각이 없으신건지~

생각이 많으신건지~

두어 달 사이에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셨다.

혈압이 상승해서 약을 추가도 더 드신다고 하시면서...

그와는 반대로 우리 어머니는 거기에서 나온 간장게장에 밥을 드시는데

얼마나 잘 드시는지 이모님이랑 많이 비교가 되었다.

자꾸 마음이 쓰였다.

시 이모님의 친 자식은 없으시고 들어온 사람이 낳은 아들이 한 명있는데

나이가 드시면서 자꾸 외로움을 느끼시는지 ...

 

후식까지 잘 챙겨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어머니가 밥을 사 주신다고 했다~

한치의 쭈볏거림이나 사양도 없이

" 녜 사 주세요~ 어머니~ 어머니가 제일 많이 맛있게 드셨으니까요~호호호~"

건넨 어머니 지갑에서 돈을 꺼내면서 나도 참 뻔뻔해져가는 걸 느꼈다.

달라진 내 모습에 내가 갸우뚱거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 보다 부자시니 그래도 된다고 합리화를 시키면서 뻔뻔함을 미화시켰다.

시 이모님을 내려드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구동성으로 이모님이 이상해졌다고 하셨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연세가 드시면서 이모님과는 반대로 나날이 좋아지시는

우리 어머니가 이상하신거 아녀????

어머니가 며느리를 능가하시니까 내가 지지 않을려고 뻔뻔스러워지고 목소리도 커지는 거 아녀~~~

내가 아들,딸 한테도 쫄리는 느낌인데 요새는 어머니한테도 쫄린단 말이야~~~-_-;;

 

#2

오늘

내 방에 형광등이 나갔다.

전등뿐만이 아니라 형광등 박스가 나가서 천정에서 떼어낼려면 공사가 크다.

중요한 오른 쪽 팔도 어깨위를 안 올라가니 드라이버를 왼손으로 써야 하고

그나마 오른 손으로 갓을 잡을려먼 의자 하나 가지고는 안된다.

이리저리 미루다가 스텐드로 버틴지 일주일~

내가 컴으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라 불이 어두우니 눈이 침침해진다.

목 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식전에 기운 있을 때 식탁의자를 놓고 나무찻상을 놓고 그래도 모자라서 

잣 껍질이 든 딱딱한 베개를 놓고 올라갔다.

옆지기가 보기에도 참 아슬아슬 불안해 보였던 모양인지 옆에서 잡아 준다고 의자를 붙잡고 있는데

올라가고 보니 내가 스위치만 내려 놓고 차단기를 안 내렸다.

옆지기에게 차단기를 내려달라고 했더니 스위치를 내렸으니 그냥 해도 된단다.

아닌 거 같은데 나 오래 살아야 되는데~~

" 자그야~ 예전에 자그야가 전기 만질때는 차단기 내려야 된다고 나한테 시켰잖아~"

" 나는 그랬지~~불안하면 나와 있는 선으로 스파크 일으켜 봐~~~"

".............."

 

오늘은 아침부터 어이없는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차단기를 내리지 않고도

목과 팔과 허리까지 아팠어도

스위치를 올리니 환하게 들어 온 불이 바로 희망이라고 생각할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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