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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소통과 이해

엄마의취향 2009. 8. 13. 07:14

그제 아이들에게 다녀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시는 엄마가 힘들까봐인지

자주 오시지 않아도 된다고 못을 박는 아들에게 삐져서 이번에는 2주만에 갔다.

거실,화장실,주방까지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그러나

냉장고 안에는 그동안 내가 넣어준 먹거리가 다 없어져서

텅텅비어 있었다.

가져간 것도 모자라 장을 봐서 요리를 해서 채워 놓았다.

 

엄마가 와서 좋은 이쁜 딸은 밤낮이 바뀐 생활에 쏟아지는 잠을 물리치고자

거실에 간이 의자를 놓고 엄마를 쳐다보다가 잠이 들었다.

안스럽기도 하고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반면

엄마의 방문을 시큰둥하게 여기던 아들녀석은

점심 먹으러 집에 들렀다가 원래 자기의 모습대로 싹싹한 모습과 고마워하는 보이길래

은근슬쩍 물어보았다.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게 좋지?"

"스~~~~~~읍 열흘이나 보름에 한 번씩 오시는게 적당해요~"

두말하면 잔소리겠지~

부모에게라도 신세지는 걸 늘 부담스러운 아이인데~-_-;;

 

비가 쏟아지기전에

부랴부랴 짐을 챙겨 집으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앞.

마음이 급했던 탓일까

내려가는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자꾸 자동차 키의 열림 버튼을 눌러대는 나를 보고 흠칫 속으로 웃다가

엘리베이터가 열리니

우산을 펼치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나를 또 본다~

 

배웅길에 나온 아들에게 내 모습이 멋적어서 한마디 한다.

" 엄마가 정말 늙긴 늙었나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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