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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말 한 마디~

엄마의취향 2008. 4. 1. 20:36

반갑게 맞은 번개로 올해 처음으로 맛있는 매운 냉면을 먹고 나니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쇼핑을 하던지~ 드라이브나 하던지~궁리를 하면서

그래도 옆지기에게 밥 잘 먹었는지 확인 차 전화를 넣었다.

그런데

" 들어 올 때 파출소 전화 번호 좀 알아가지고 와~"

" 엥~ 파출소 전화번호? 왜~"

"누가 우리 나무를 캐 갔어~ 신고 해야지~"

 

쇼핑이고 드라이브고 먹은 냉면까지 체할려고 했다.

누가 캐 가지고 간 나무가 문제가 아니라

옆지기가 파출소 전화번호를 찾을 정도면 말씨만  조용조용 했지

화는 머리 끝까지 나 있다는 ~~~

 

10분 거리를 5분 만에 도착해 보니~

사연 인 즉~

 

옆지기가 아침에 작은 집 가는데 누가 우리 나무에 표시를 하고 있길래

그 쪽은 우리 나무이니 캐지 말라고 나갔다는데

집에 들어오다 보니까 캐어서 싣고 가 버렸다는 것.

내가 집을 나 올때도 나무를 싣고 있는 차가 있었지만 냉면 번개에 정신이 팔려서

그냥 확! 지나쳐 버렸는데~-_-;;

 

주위를 살펴보니

아직도 나무를 캐는 인부들이 보였다.

인부들에게 가서 책임자를 만나서 자초지종을 얘기를 하고

사장과 통화를 원했더니 당황하는 눈치였다.

잘 모르고 캤다고 그러면서~

옆지기가 분명히 캐지 말라고 했다니까

그러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나무값을 계산할테니 이해를 해 달라고 한다.

 

약간 더 언성을 높여서

나무값이 문제가 아니라 기분 문제라고

원래대로 원상복귀를 해 달라고 그야말로 어거지를 부렸다.

 

옆지기는 내가 인부들하고 싱갱이를 하고 있으니

인부들이 무슨 죄냐고 사장이 시킨 짓이니 그냥 파출소에 도적죄 신고를 하라고

나한테 말하더니 그냥 집으로 들어 가 버렸다.

 

잠시 후 사장이 전화가 오고

미안하다고 앞으로는 경계를 분명히 해서 나무를 캔다고

계좌번호를 불러 달라고 했다.

어거지도 부릴 만큼 부렸고 옆지기 말대로 파출소에 신고 한다고

그걸 견뎌낼 옆지기도 아니고 그 시점에서 타협을 보고

그 자리에서 입금 확인을 했다.

 

내 나름대로 남자들 틈에서 끼어 기 죽지 않을려고  애쓰다 왔는데

집에 오니

옆지기 평화롭게 침대에서 자고 있다.

파출소라는 말 한 마디에 경기를 한 마누라를 적진에 남겨 두고서 말이지~

어째 옆지기 작전에 넘어간 기분이 드는건지~~-_-;;

 

몇 시간이 지난 뒤 곰곰히 생각하니

나무플 캐던 인부들과 냉면 번개 친 사람과 아는 사이 같더라는 거~

냉면 먹고 나오다가 서로 인사 하는 걸 본게 생각 났다는 거~~

 

에구에구 이걸 어째~촌 동네 소문 다~나겠네

그 아지매 승질 드럽더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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